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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다

우리가 기울일 노력이란 / 깨어서 지켜보는 일 뿐 / 물이 흐르는 일처럼 / 바람이 지나는 일처럼 / 사람의 일도 그렇게 // 나에게 있어 너에게 없는 것이라면 / 나에게 있어 모두가 좋은 게 아니게 된다 / 밥을 먹다가 / 이 밥이 어디에서 왔는지 / 이 밥을 먹지 못하는 이가 / 어딘가에 있지는 않은지 / 한 숟갈 한 숟갈 밥으로 생각을 잇다 보면 / 밥을 많이 갖는 일이 / 나에게 있어 좋은 것만은 아니게 된다 / 좋은 옷을 입다가 / 이 옷이 어디에서 왔는지 / 허름한 옷을 입은 이에겐 / 상처가 될 수도 있음을 / 한 올 한 올 옷으로 생각을 잇다 보면 / 좋은 옷을 입는 일도 / 나에게 있어 좋은 것만은 아니게 된다 / 나의 열심이 / 너에게 폭력이 될 수 있음을 / 나의 꿈과 성취가 / 너에게 상실이 될 수 있음을 / 나에게 있어 모두가 좋은 건 아니게 된다 // 그렇다면 나에게 있어 모두가 좋은 건 무엇일까? / 윤동주 시인의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이 한 줄의 시를 가슴에 품다가 / 시인의 마음이 나에게 화두가 되었다 / 하늘에 대어 보고 / 나무에 비춰 보고 / 하늘을 보고 있으면 / 가슴은 자꾸만 비워지고 / 나무를 보고 있으면 / 나무 아래에 앉은 창조주가 보이고 / 그렇게 나는 점점점 / 감자를 먹으면 맛있어서 / 마음은 포실한 감자밭 같고 / 보푸라기가 튼 옷을 입어도 / 얼굴엔 그늘 없이 웃을 수 있는 / 나에게 있어 모두가 좋은 그런 게 무엇일까? / 오늘도 나는 궁금하여서 / 하늘을 보고 나무를 보고…. (신동숙의 글밭 450회 글)     나는 당신을 알지 못하오. 대화를 해본 적도, 만나본 적도 없소. 페북에 올라오는 당신의 글을 읽다가 그 마음이 하나님의 성품을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소. 시인의 정갈한 마음 같기도 하고, 농부의 소박한 하루를 만나는 듯했소. 나를 돌아 보아 잠시 고개를 들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었소. 오늘은 새벽이 채 오기 전에 밖에 나가 아직도 반짝일 하늘의 별들을 세어야겠오. 밝아올 새날엔 가슴 가득 별들을 껴안을 거요. 무엇을 달라, 무엇이 부족하다 말하지 않는 하루를 보내고 싶소.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겠지만 혹여 만나는 사람에게는 사랑의 마음으로 다가가겠소. 내 인생의 길 위 하늘에서 보내준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하겠소. 밤이 조용히 지나치고 새벽이 가까이 오고 있소. 이제 일어나야겠오. 아직도 이곳은 아침 저녁 날씨가 차오. 당신을 향해 걷고 있소. 어두운 새벽은 나를 마중 나오고, 난 푸른 새벽을 맞으며 동쪽하늘이 붉어질 거짓 없는 하루를 기다리고 있소. 깊고 어두운 블루가 조금씩 벗겨지며 먼동이 트고, 나는 선채로 긴 호흡으로 당신을 만나고 있소.     가슴 가득 껴안으신 / 하늘과 별을 이야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무엇을 달라하는 / 내 안의 욕망을 멈추어 / 단지 깨어서 / 바라보고 있으면 / 나보다 더 나를 아시는 이가 / 나를 통해 하시는 일들이 보이기 시작하기에 / 단지 내가 기울일 노력이란 / 평화의 숨을 고르며 / 단지 깨어서 지켜보는 일 뿐 / 물이 흐르는 일처럼 / 바람이 지나는 일처럼 / 사람의 일도 저절로…. (S의 답글)     밥을 먹다가도, 옷을 입다가도, 감사하지 못하는 나는 사람도 아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다. 앞에서 뒤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앞으로 지나갈 때도 있다. 그 때는 가던 길을 잠시 서서 내게 물어볼 일이다. 머리를 들어 밤하늘 반짝이는 별들을 세어 볼 일이다. 밝아오는 먼동을 놓치지 말고 내 안에 담는 일이다. 마음의 빗장을 열고 한 술 밥으로, 보푸라기 옷으로도 행복해야 할 사유를 물어야 한다. 말라버린 깊은 눈물샘을 흔들어 갈라진 내면을 보듬어야 한다. 세상은 거침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거침없이 그대로 온다. 알지 못하는 세상의 문을 열고 그 안으로 걸음을 옮겨야 한다. 나에게 있어 좋은 것이 너에게 없어 어려워진다면 그건 행복이 아니다. 당신 내면의 생각을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제 가슴에 심는다면 세상은 얼마나 달라지겠는가.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윤동주 시인 나무 아래 시인 화가

2022-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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